The.Butler.2013.1080p.BluRay.x264.YIFY

어둠은 어둠으로
몰아낼 수 없다

 

몰아낼 수 있는 건
빛뿐이다

 

- 마틴 루터 킹 -

 

1926년
조지아 주, 메이컨

 

어릴 때 내 삶의 전부는
목화밭이었다

 

물론 힘든 노동이다

 

꽃봉오리가 터지면...

 

목화 딸 때가 된 거야

 

별처럼 생겼지?

 

반짝이는 별 말야

 

아들 머리처럼 생겼네?

 

한번 따볼까?

 

그냥 온종일

 

아버지와 있는 게
좋았을 뿐이다

 

- 사진 찍자
- 제가 찍을게요

 

좀 웃지 그래요?

 

해티
창고에 할 일 있어

 

따라와

 

- 아빠, 엄마 어디 가요?
- 일이나 해

 

세실, 가면 안 돼!

 

엄마!

 

이리 와

 

내 말 들어

 

무슨 짓을 당해도
화내면 안 돼

 

백인이 주인이고
우린 없는 거야

 

알아들어?

 

어서 일해

 

아빠, 어떡해요?

 

이봐

 

아빠!

 

어쩜 좋아

 

뭐 구경났어?

 

너도 당해볼래?
일이나 해!

 

묻어주게
구덩이 좀 파!

 

빨리!

 

그만 뚝!

 

이제부턴
집안일을 해라

 

'검둥이 하인' 되는 법
알려주마

 

실화에 근거한 영화입니다

 

- 여기 오네요
- 부르셨어요?

 

음식 서빙은 조용히

 

숨소리도
안 들리게 해야 돼

 

알겠습니다

 

들어온지도
모르게 말야

 

그래도 목화밭보다는
훨씬 편했다

 

또 틀렸네, 왼쪽에서!

 

더 줘!

 

살아남으려면
도망쳐야 했지만

 

떠나는 건 두려웠다

 

내가 아는 건
목화밭뿐이었으니

 

엄마, 이거 아빠 시계요

 

엄마?

 

나 떠나려고요

 

아빠 사건 이후로
엄마는 말을 안 했다

 

나중에 내가
보고 싶으셨겠지만

 

분명 떠나길
원하셨을 거다

 

애나베스 할머니도
말로는 아닌 척 해도

 

나를 보고싶어
했을 거다

 

의지할 곳 없는 건
지옥 같았다

 

바깥 세상은
너무 잔혹했다

 

일자리, 먹을 것, 잘 곳을
주는 사람은 없었다

 

백인은 내키는 대로
흑인을 죽였지만

 

벌받는 흑인은
못 봤다

 

법은 흑인에게
있으나 마나

 

우리 편이 아니었다

 

늘 배가 고팠다

 

이런 짓 하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

 

일어나

 

일어나랬지!

 

창문 깨진 건
사장한테 둘러대마

 

이런 거짓말은
주님도 용서하시겠지

 

죄송합니다

 

부모님은?

 

엄마는 맘이 병들었고
아빠는 주인이 죽였어요

 

샌드위치 만들어줄테니

 

가면서 먹어

 

사장이 곧 올 거야

 

일요일 아침은
바쁘거든

 

도와드릴까요?
서빙할 줄 아는데

 

창문 깨고
음식 훔친 놈이

 

일자리까지 달라고?

 

저 '검둥이 하인'
잘했거든요

 

다신 그런 말 쓰지 마

 

백인놈들이
쓰는 말이야

 

우릴 경멸하는 거라고

 

네 아버지가
그렇게 가르치던?

 

- 천천히!
- 알겠습니다

 

백인의 눈으로 봐

 

뭘 원하는지 찾아내

 

- 알겠어?
- 네

 

- 알겠습니다
- 해봐

 

손님이
원하는 걸 알아내

 

이쪽입니다

 

맘을 읽으라고

 

죄송합니다

 

그들을 미소짓게
만들어야 돼

 

아주 완벽해!

 

돼지 내장
꼭 구해오고

 

- 내장은 왜요?
- 영양가 높잖아!

 

워싱턴 엑셀시오 호텔
매니저가 어제 왔는데

 

버틀러 자리에
나를 추천하겠대

 

돈은 최고로 주겠네요

 

그렇지

 

해볼까 생각도
해봤는데

 

다 늙어
웬 고생인가 싶어

 

난 여기가 편하거든

 

그래서 자네를
데려가라고 했네

 

여기도 겨우
익숙해졌는데

 

잘난 백인 많은 데서
일하긴 좀 그래요

 

이제부터
두 얼굴로 살아

 

진짜 얼굴과
백인한테 보여주는 얼굴

 

백인이 너한테

 

거부감을
안 느끼게 말야

 

나한테 배운 걸
최대한 이용해 봐

 

북부 백인은
유식한 흑인을 좋아해

 

1957년 워싱턴

그렇게 워싱턴으로
가게 된 거다

 

그렇게 멋진 호텔은
처음 봤다

 

결례가 될지
모르겠지만

 

버펄로에서 먼 길
오셨다기에 준비했죠

 

대법원에서 그따위
결정을 내리다니!

 

흑인 놈이랑 백인 여학생을
같은 학교에?

 

험한 꼴 보고 싶나?

 

말이 돼? 이러다
남북전쟁 또 터지겠어

 

세실, 백인이 검둥이랑
같은 학교 다니게 됐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 미국, 유럽 정치
다 관심 없습니다

 

그게 속 편해
정치인들 사기꾼이거든

 

그 대법원 판사
그러다 총 맞아

 

백인 학교에 흑인을
들여보낸다고?

 

그렇게 되기
쉽지 않을 겁니다

 

그 말이 백번 맞네

 

이 좋은 곳에서
일하게 될 줄이야

 

이렇게 편하게 살 줄
꿈에도 몰랐다

 

그 호텔에서
글로리아를 만났다

 

그땐 호텔 메이드였는데

 

이젠 두 애의 엄마이다

 

애들은 어두운 흑인 역사에
휘말리지 않길 바랐다

 

- 화장실 갈래
- 또 시작이다

 

- 숙제부터 끝내
- 루이스는?

 

- 쓰레기 버리러
- 늦게 일하셨어요?

 

- 힘드셨겠어요
- 그래야 먹고 살지

 

당신 그리웠어

 

너 화장실 간다며?
얼른 가

 

손은 꼭 씻고

 

- 잘 있었지?
- 당신도?

 

잘 잤어?

 

- 오셨어요?
- 루이스!

 

- 공부 열심히 하지?
- 그럼요

 

아들 살해당한
부인 말야

 

지금 강연하러 다녀
이름이 뭐였지?

 

메이미 틸

 

메이미 틸...

 

어제처럼 생생한데
3년이나 됐네

 

어쩜 어린애를
그렇게 죽였을까

 

백인 여자애
한번 쳐다봤다고

 

때려서 강에 버리다니
너무 잔인하다

 

루이스 또래였어
겨우 14살이었거든

 

- 남부 백인은 다 미쳤어
- 고마워요, 엄마

 

그나마 워싱턴이라
좀 낫다

 

무시받긴 하지만

 

어서 앉아라, 찰리!
손 닦고

 

형이, 백인이 무시하면
개기래요

 

닥쳐

 

- 말 조심해
- 말 조심해

 

게인즈 씨 집입니다

 

잠시만요, 키건 씨

 

- 아빠 사장님 전화요
- 왜 전화했지?

 

백인의 전화는
나쁜 일만 생각하게 한다

 

여보세요

 

해고당하는 건 아닐지
겁부터 났다

 

- 따라오겠소?
- 네

 

세실 게인즈입니다

 

- 만나서 반갑습니다
- 나도 반갑소

 

앉아요

 

정치에 관심 있소?

 

- 없습니다
- 잘 됐군

 

백악관 직원은
정치 얘기 피해야 돼

 

근데 절 어떻게
찾으셨나요?

 

엑셀시오 호텔에서
워너 씨를 서빙했더군

 

백악관 인사책임자인데

 

- 당신을 좋게 봤소
- 기억 안 나요

 

괜찮은 직원이야
늘 뽑고 싶지만

 

버틀러는 자리가 안 나지
30년 이상 일하거든

 

전화 받고 놀랐습니다

 

나도 정말 놀랐소

 

원래 버틀러는
내가 결정하는데

 

이런 말
기분 나쁘실지 모르지만

 

그렇게 불편하시면
일하고 싶지 않군요

 

정말요?

 

직접 뽑은
버틀러를 쓰세요

 

백악관에 꼭 필요한
사람과 일하십시오

 

레미마틴 루이 13세
코냑이죠?

 

16세기 전투 때 쓰던 병을
본떠 만들었죠

 

맞죠?

 

이탈리아는
와인에 강하고

 

아일랜드는 위스키
제조에 능통하고

 

코냑이라면 프랑스가
단연 앞서잖아요

 

맞죠?

 

서빙 하나는 잘하겠군

 

에스프레소 하겠나?

 

난 이 가수랑
사는 것 같아

 

혼자서 노래 듣고
스카치 한잔하고

 

파티 제대로 하네!

 

감자 샐러드
어떻게 만들었어?

 

비법은 딜을
넣는 거야

 

잡지에서 읽었는데
피클이 맛없으면

 

딜을 넣어보래

 

- 그랬더니 맛있더라
- 알겠어

 

- 정말 맛있다
- 맛이 색다르지?

 

정말인데?

 

세실이 자랑스럽겠다

 

순수하게
실력으로 된 거잖아

 

- 백악관에서 직접 전화왔어
- 멋지네

 

- 남편 잘 만났어
- 글로리아도 멋져

 

우리 마누라도 닮아봐라

 

- 아직도 삐쳤어?
- 몰라서 물어?

 

도박이 그렇잖아
처음엔 돈이 되더라고

 

그래서 한 번 더했다가
깡통 찼다니까

 

도박 핑계
지긋지긋하다

 

그 얘길 믿으라고?

 

믿든 말든 사실이야

 

- 그만해라
- 꼭 지금 이래야 돼?

 

그만 하라니까

 

믿기 싫으면 관둬!

 

- 둘 다 그만
- 개소리 집어쳐

 

- 그만 좀 긁어!
- 못 봐주겠네

 

축하 파티에서
무슨 짓이야?

 

- 이리 와봐
- 왜 이래?

 

- 축하자리잖아
- 축하한다고!

 

내가 이래서
집에 가기 싫어

 

- 너희 집 가서 해라
- 왜 그래?

 

세실 말이 맞아

 

이 인간 땜에
미치겠다니까

 

루이스, 동생들하고
안 놀아?

 

됐어요

 

- 애들은 어딨어?
- 위층에

 

얘들아, 얼굴 좀 보자
다들 뭐 하니?

 

자기야, 백악관 구경
언제 시켜줘?

 

백악관 가고 싶어?

 

얼마나 가고 싶은데

 

언제 가고 싶어?

 

- 내 맘 다 알면서
- 언제인데?

 

백악관이라니
정말 출세했어

 

나도 흥분돼!

 

신분상승이네
진짜 재밌겠다!

 

해줄 얘기가
얼마나 되겠어?

 

비밀 유지 서약서에
서명할 텐데

 

- 말 안 해주지
- 밤에 잘해줘 봐

 

- 침대에서 술술 말할걸
- 잘 들어 둬

 

- 저 말 들었지?
- 당신은 누구한테 잘할 건데?

 

남편 꼴을 봐야
잘하든 말든...

 

무슨 소리야?

 

얘들아, 잽싸게 집합!

 

- 애들 오네
- 19번이나 불렀다

 

집안에선 뛰지 말고

 

엘로이, 이리 와봐

 

너 돈 없냐?

 

넌 커서 뭐 될래?

 

게인즈 아저씨처럼
백악관에서 일할래요

 

- 역시 내 아들이야
- 좋았어

 

루이스
넌 커서 뭐 할래?

 

아빠처럼
백악관에서 일할래?

 

- 몰라요
- 난 13살 때...

 

인생 계획
다 세웠다니까

 

도박으로 날 샐 계획!

 

난 세실 게인즈
신임 버틀러요

 

반갑소

 

풀타임 메이드 16명

 

버틀러 6명
목수 4명, 페인터 2명

 

전기 기술자 7명
설거지 3명, 도어맨 3명

 

주방 패스트리 1명
초청장 담당 2명

 

페인터 2명, 전기담당 7명
엔지니어 9명

 

워너 씨 오시네

 

백악관에서 일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라오게

 

저는 세실 게인즈
같이 일하게 됐어요

 

게인즈, 그만하지

 

- 어서 와
- 네

 

접시 들 때는 조용히

 

손님들 대화엔
반응하지 말 것

 

- 방에 들어가도...
- 난 없는 거죠

 

그 여자가 손가락
한 개를 넣으라더군

 

다 했지

 

신음소리를 내면서

 

주먹까지 넣으래
그래서 또 했지

 

이번엔
두 손 다 넣으래

 

그래서 했더니

 

두 손으로 손뼉 치래!

 

못한다고 했더니

 

웃으면서 이러는 거야

 

'것봐, 나 꽤 하지?'

 

온다는 소식 들었어

 

- 이름이?
- 세실

 

- 세실 게인즈
- 썰렁한 농담하곤

 

난 버틀러 팀장
카터 윌슨

 

이 친구는
손버릇 빼곤 괜찮고

 

거울 앞에 서있는
형제는

 

제임스 홀로웨이
주방 서열 2위

 

브루클린 다저스?
뉴욕 자이언츠?

 

인사가 야구 얘기야?
악수부터 하지?

 

기본은 알아야지

 

게임이 안 끝났나 봐?

 

반갑군, 프레디가
안내해줬나?

 

물론
다저스가 아직 밀리나?

 

카터가 입 닥치면
대답할게

 

그만들 하고 일하자고

 

- 준비 완료!
- 주여, 도우소서

 

긴장하지 말고
하던대로 하세요

 

안 듣고 안 본다

 

서빙만 하는 거야

 

아칸소에
연방군을 보내라고?

 

1957년 아이젠하워

무력 진압이 필요합니다

 

연방군 파병은 심하군

 

남북전쟁 꼴이야

 

학교에서 흑인을 막는 건
불법입니다!

 

법을 어긴다면
제재해야죠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뿐

 

그런데 주지사도
흑인 학생을 저지하면요?

 

헌법대로 해야죠

 

주지사에게
시간을 줘요

 

설득하면 될 거요

 

천천히 움직입시다

 

- 어땠어?
- 오줌 쌀 뻔 했어

 

옛날 애인이
밤마다 꼭 그러던데

 

- 왜?
- 하는 말마다!

 

- 닥쳐
- 당신이나 닥쳐

 

타월도 깔았어

 

에드도
내가 잠들게 했지

 

- 잠들게 했다고?
- 에드에게 했던 것처럼

 

너한테도 해줄게

 

- 놀랬지!
- 뭐야?

 

- 완전 무섭다
- 팝콘 흘렸잖아!

 

아저씨 오시면
우린 죽었다

 

- 아빠
- 그래

 

- 아저씨 오셨어요?
- 그래, 엘로이

 

루이스, 저런 영화
보지 말랬지

 

어린 동생들한테
너무 무섭잖니

 

어서 꺼라

 

엄마는?

 

아줌마는 졸려서
올라가셨어요

 

엘로이
너한테 안 물었어

 

엄마한테 혼나기 전에
집에 가

 

아빠!

 

안녕

 

쿵쾅대면 엄마 깨신다

 

에멋 틸 어머니 강연회

 

이건 뭐냐?

 

메이미 틸 강연회?

 

- 저도 가보려고요
- 절대 안 돼

 

왜요?

 

좋을 거 하나 없다

 

엄마 말씀
들으셨잖아요

 

남부는 우리와
상관 없어

 

- 제가 죽을 수도 있었어요
- 남부니까 그런 거라고

 

우린 북부로 와서
잘 살고 있잖니

 

아빠가 너희를 위해
애쓰는 거 안 보이니?

 

백악관까지 들어갔다고

 

불 끄고 자라

 

치킨 수프입니다
대통령 님

 

테이블에 놔요

 

 

학교는 마쳤나?

 

학교 다닌 적 없습니다

 

목화 농장에서 컸죠

 

나도 농장에서 컸지

 

아이들은 있소?

 

아들이 둘 있습니다

 

백인 흑인 공학 다니나?

 

그렇습니다

 

뭔가?

 

아칸소 주 경찰이
또 흑인을 막았답니다

 

주지사가 약속했는데!

 

우릴 속인 겁니다

 

시간을 줬는데도
이렇게 나오다니

 

전 이만

 

과감하고 신속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인종차별 반대
특별 명령을 내리며

 

연방 군대를 동원해서

 

아칸소 리틀록에
연방법을 집행합니다

 

이는 어쩔 수 없는...

 

대통령이 병력까지
투입한다니

 

백인이 우릴 위해
나서준 건 처음 봤고

 

대통령이 애쓴다는 걸
루이스한테 얘기했다

 

아무리 졸업식이지만
지루해서 혼났다

 

감자 샐러드 만들게

 

이제 루이스도
내 말을 알아듣겠지

 

정말 자랑스러워

 

- 고마워요
- 근데 모자는 웃겼어

 

넌 생긴 게 웃겨

 

- 네가 자랑스럽구나
- 아빠, 이젠...

 

그 얘긴 꺼내지 마

 

우리 학교에서
백인 한 명도 못 봤죠?

 

대통령도 애쓰는 걸
루이스는 왜 모를까?

 

쿠키?

 

- 쿠키
- 고마워요

 

고마워요

 

이러다 늦는다

 

버스 놓치면 안 돼

 

잠깐 기다려 봐

 

작별 인사는 해야지
버스 시간 있어

 

테네시는 너무 멀구나

 

피스크는
좋은 대학이잖아요

 

하워드 대학 가면
좋을 걸

 

아직도 하워드 대학
미련 못 버렸수?

 

- 피스크 가잖아요
- 알긴 하지만...

 

너무 멀어서 그래

 

- 그러니까 좋죠
- 무슨 소리냐?

 

담배 한 대 줘
너 피우는 거 다 알아

 

- 지금 없어요
- 이리 와봐

 

- 눈물 나지?
- 형 때문 아니거든

 

네 침대 아래
선물 뒀다

 

- 남부는 너무 위험해
- 거기도 변하고 있어

 

당신때랑은 달라

 

형이 나보고
야한 잡지 보래요

 

- 못하는 소리가 없어
- 형이 줬다잖아

 

- 사랑해요, 엄마
- 사랑한다

 

사랑한다, 루이스

 

- 샌드위치 만들었어
- 고마워요, 엄마

 

아빠, 갈게요

 

그래

 

넌 우리 장남이다

 

알아요

 

네가 자랑스럽구나

 

버스 타야 돼요

 

갈게요

 

필요한 거 있으면
전화하고

 

- 그럴게요
- 알겠지?

 

엄마, 갈게요

 

잘 가라, 루이스

 

잘할 거야

 

우리가 왜 이걸
하는지 아는 사람?

 

정말 성격에 안 맞아

 

프랑스 베이킹 예술인데

 

예술같은
소리 하고 있네

 

아무 것도 아냐

 

하여간 단순해

 

이걸로
장난이나 쳐야겠다

 

뭘 만들어야지

 

건포도만 박으면 딱인데

 

장난 그만해

 

놀기라도 해야지

 

멍청이

 

부통령님, 안녕하십니까?

 

맛있어 보이는걸

 

그렇습니다

 

줄 게 좀 있어서

 

감사합니다

 

민주당 케네디를
욕하자는 건 아니지만

 

말랑한 부잣집 새끼를
대통령으로 뽑을 거야?

 

생각해 보라고

 

응원하겠습니다, 부통령님

 

고맙네, 세실

 

내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해주게

 

흑인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뭐지?

 

얘기해 봐

 

부끄러워 말고

 

홀로웨이부터

 

- 이왕 말이 나왔으니...
- 어서

 

유색 인종은 백인보다
급여를 40% 적게 받죠

 

- 그런가?
- 네

 

승진도 너무 어렵고

 

내가 대통령이 되면
능력별 승진과 봉급을 보장하지

 

정말 감사합니다

 

- 날 믿어보게
- 감사합니다

 

흑인들이 날 찍으면
그런 세상이 올 거요

 

그건 나눠 주고

 

1960년 테네시 피스크 대학

데이트를 안 하다니?

 

1960년 테네시 피스크 대학

남자들 줄섰잖아

 

- 그만해라
- 저런 애들은 어때?

 

너랑 이삭 얘기나 해봐
잘 돼가?

 

- 둘이 괜찮던데
- 말 돌리기는!

 

- 반가워
- '사랑'을 찾으러 왔니?

 

로슨의 모임을
'사랑의 학교'라 불러

 

- 그걸 찾는 거야?
- 그것 때문에 여기 온 거야

 

나도

 

- 난 캐롤 해미
- 루이스 게인즈

 

나 따라와

 

넌 시골에서 왔니?

 

우리 아빠는 의사
너희 아빠는?

 

정체계에 계셔

 

혼자는 못 찾아와

 

훈련은 필수다

 

긴 시간 집중적으로
훈련하고

 

반드시 계획적으로
움직인다

 

1주일 만에
되는 게 아냐

 

그래서 이렇게
모인 거다

 

혁명가 간디를
생각해봐

 

간디는
어떻게 투쟁했지?

 

남아프리카, 인도에서
억압받은 민중을...

 

해방시킨
방법을 연구해서

 

이곳 내슈빌에서
응용한다

 

군대처럼 치밀한
조직으로 움직이고

 

무기는 한 가지
사랑이다

 

중요한 건... 말해봐

 

우리 무기는 사랑이고
저쪽은 총일 텐데

 

- 위험하지 않아?
- 죽을 수도 있지

 

두렵다면 지금 떠나

 

냉혹하지만
그게 현실이야

 

좋아, 훈련을 시작한다

 

간디의 방식은
비폭력 투쟁이다

 

억압받는 자는
항거해야 한다

 

인종 차별에 대항하되
오래 참고

 

지식과 훈련으로
무장한다

 

유머 감각도 필요하지

 

유색 인종 좌석

 

여기 앉으면 안 돼

 

우리도 손님입니다

 

이건 선례 없는
투쟁이며

 

모두 처음인 만큼
인내심을 갖도록

 

유색인종 칸으로 가
여기 앉으면 안 돼

 

리더를 뽑고
팀으로 움직인다

 

인근 응급실
전화번호도 확인해놓고

 

한 바탕 소란이
일어나면 다음은?

 

다른 팀이 들어가서
분위기를 압도한다

 

우리도 손님이요

 

이제 연습해야지?

 

이것들 끌어내!

 

앉지 말라는 자리에
왜 앉는 거지?

 

- 공격
- 일어나, 검둥이!

 

모욕적인 말을
진짜처럼 뱉어 봐

 

- 어서 일어나, 멍청이
- 욕설은 필수

 

'검둥이, 똘빡아' 같이

 

도저히 못 하겠어

 

자신과 동지를 위한
훈련일 뿐이다

 

더 크게 말한다

 

- 검둥이
- 더 크게

 

경멸하는 것처럼

 

- 검둥이
- 더 크게

 

검둥이야!

 

유색 인종 자리로 가
여긴 못 앉아

 

사람 말이
말 같지 않나?

 

- 검둥아!
- 진짜처럼

 

저쪽이 유색 인종
자리잖아!

 

쟤네처럼 알아서 기어
좋은 말로 할 때 들어!

 

- 더러운 검둥이!
- 어서 일어나!

 

장사하려면
저것들 쫓아내!

 

여보, 그냥 갑시다!

 

일어나, 짐승들!

 

사람 말이
말 같지 않아?

 

'백인 전용' 안 보여?

 

냄새나는 엉덩이 치워!

 

- 검둥이 주제에!
- 어디서 개겨?

 

- 못 읽어?
- '백인 전용'

 

더러운 것들
어딜 들어와?

 

- 검둥이는 못 들어와
- 뭔 수작이야?

 

- 몸조심해라
- 백인 전용이다

 

발도 들여 놓지 마

 

어쭈, 검둥이가
글도 읽어?

 

넌 검둥이한테
붙어서 뭐 하냐?

 

당장 일어나!

 

낯짝이나 들어 봐!

 

되먹지 못한 것!

 

알아듣냐고!

 

그만 좀 해!

 

넌 머리에 똥만 찼지?

 

날 쳐다보라고!

 

거기 침을 뱉으면?

 

말 안 해도 돼

 

무조건 참는다!

 

- 검둥이 나라로 돌아가!
- 커피 마실래?

 

- 조국을 위해
- 조국을 위해

 

수고했어

 

당장 꺼지란 말야

 

카운티 교도소
30일 구류형에 처한다

 

검둥이들 끌어내

 

역사가 바뀌고 있어요

 

흑인 한 놈 감옥 간 게
역사 바뀔 일이냐?

 

뼈빠지게 번 돈으로
그딴 짓 해?

 

학교는 다니는 거야?

 

세상을 바꿔야죠!

 

법이나 어기면서?

 

30일이나
감옥 간다잖아!

 

- 그러다 죽어!
- 이렇게 사느니 죽겠어요!

 

- 권리를 쟁취해야죠!
- 무슨 권리?

 

흑인에 대한 의식을
바꿔야 해요

 

그동안 편지는 뭐냐?

 

- 애비를 속인 거야?
- 학교는 다녔어요

 

난 네 애비란 말이다

 

널 낳았고
죽일 수도 있어

 

- 얘기는 할 수 있어?
- 누구랑?

 

- 루이스
- 그럼 얘기하지

 

이젠 '자유 라이더'인지
뭔지를 한대

 

만나러 갈 거야?

 

만나러 가고 싶은데

 

면회 얘기만 하면
세실이 길길이 뛰니

 

눈치만 보니까 힘들지

 

그냥 저질러 버려

 

백악관 구경은 시켜줬어?

 

아니, 언젠가 보여준대

 

세실이 어쩌고 저쩌고

 

백악관 4년째야
너무하는 거 아냐?

 

대통령을 구워삶아서
애를 빼오지

 

이 여편네 하여간
뭘 모르는 소리

 

대통령이 할일 없어서
데모한 애를 빼줘?

 

입 좀 닥치지 그래?

 

말꼬라지 하곤!
말 좀 곱게 해라

 

나보고 닥치라고?

 

술이나 갖고 와
스카치로 부탁해

 

루이스 때문에
다 망하겠군

 

우리도
잡혀가는 거 아냐?

 

자기 엄마 닮았지

 

좋은 뜻인데

 

미안, 미안!

 

싹싹 빌어야겠구먼

 

방금 대통령께
선거 승리 축하전화받았어요

 

대통령이 백악관에
머무는 기간은

 

신임 대통령
취임식까지다

 

결국 비는 건
딱 두 시간

 

취임사 연설하는 동안

 

새 식구 맞을
준비를 끝내야 한다

 

1961년 케네디

새 백인 대통령
성격 좋은가 봐

 

1961년 케네디

글로리아가 걱정 돼

 

요즘 많이 힘들어 해

 

아들은 어때?

 

대통령께서 오신다

 

어디서 시작하지?

 

글쎄, 저쪽?

 

이쪽입니다, 대통령님

 

- 모두 반갑소
- 안녕하십니까?

 

앞으로 4년간
일하게 되어 기쁘고

 

8년이거든요

 

저 이렇게 잡혀 삽니다

 

이름은 모두 못 외울텐데
노력은 할게요

 

제시
곧 까먹겠지만 반갑소

 

- 여긴 로레인
- 반갑소

 

- 반갑습니다
- 제임스

 

- 영광입니다
- 카터

 

- 여긴 세실
- 영광입니다

 

케네디 영부인 여사

 

반가워요

 

내가 주울게요

 

반가워요, 캐롤린

 

당신 이게 무슨 냄새야?
저리 가!

 

- 뭐가?
- 술에 쩔었잖아

 

'애디슨 병'이래

 

그만 좀 해

 

오늘 찰리
치과 데려갔어?

 

백악관엔 애디슨 병
걸린 사람 없어?

 

찰리 치과는 못 갔어

 

집에 관심도 없으면서
왜 물어?

 

당신이 찰리 데리고
병원 갈래?

 

시간 될 때 딱 맞춰서
이빨이 빠진대?

 

잠이나 자
내일 데리고 갈게

 

영부인 신발이
몇 켤레야?

 

재키 신발 말야

 

내가 어떻게 알아?

 

백악관에 처박혀 있으니
다 아는 줄 알았지

 

정작 자기 집에선
잔소리나 하시네

 

술 냄새가
어쩌고 저쩌고

 

가족도 좀 돌보라고
아들이 감옥 갔어

 

애는 감옥 갔고
당신은 늘 집에 없고

 

내가 대화하려고
노력하는 거 안 보여?

 

나도 재키처럼
프랑스어 잘 했으면

 

재키 케네디 말야

 

케세라세라

 

맘에 들어?

 

영부인 말투는
맘에 드셔?

 

다 듣고있는 거 알아

 

잠자는 척은

 

대통령은 흑인이
왜 시위하는지도 모르고

 

미국 인권 수준은
바닥이 됐군

 

이번 대통령
정말 뭘 모른다니까

 

- 자네 아들 괜찮나?
- 학교 다시 다닌다는데

 

자유 라이더 운동인지
뭔지를 한대

 

글로리아 술은 끊고?

 

억지로 버텨

 

저 연주자
완전 유명하대

 

파블로 카살스
세계적인 첼리스트

 

당연히 세계스타지

 

그럼 백악관에서
시골 밴드 불렀겠냐?

 

- 하긴
- 우리도 연주나 해볼까?

 

밴드를 하는 거야

 

난 타악기
자넨 뭐 할래?

 

난 온몸에서 소리가 나

 

프랑코 정권을 인정한
나라에선 연주 안 해

 

프랑코가 누군데?

 

됐어

 

됐다고

 

이 무식한 자식

 

캐롤, 피곤하지?

 

네 어깨에 기대라고?

 

그게 어때서?

 

- 그러기 싫거든
- 그냥 해

 

자유 라이더 버스
전에도 타봤어?

 

처음이야

 

- 네 남자친구는 뭐래?
- 내 남친?

 

이런 버스 탄다고
화내지 않아?

 

- 나 남친 없어
- 없다고?

 

남친이 없다니, 왜?

 

- 땅콩 줄까?
- 됐어

 

땅콩이 별로 안 받아

 

버스 오래 가네

 

루이스, 저거 뭐야?

 

KKK단이다, 차 돌려!

 

미치겠군

 

검둥이는 다 꺼져!

 

앨라배마는
검둥이를 증오한다

 

맙소사
모두 차에서 내려!

 

파리의 오래된 집
넝쿨로 덮인 기숙사에서

 

12명의 여자 아이들이
두 줄로 살았는데

 

가장 어린 애가
마들린느였어요

 

캐롤린처럼?

 

쥐를 무서워하지
않았어요

 

사람들이 왜
자유의 버스를 타죠?

 

오늘 그 버스가
폭파됐대요

 

가까스로 살긴 했는데
누가 구해준 건지 몰라요

 

내 아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몰랐다

 

버스에서 겨우 나왔는데
누가 다가오더니

 

기침을 하는 내게
괜찮냐고 묻더군요

 

그리고는 쓰러졌고
눈떠보니 바닥이었어요

 

날 야구 방망이로
내려친 겁니다

 

여보세요

 

아버지

 

미시시피에요

 

앨라배마에
있는 줄 알았다

 

2주일 거기 감옥 있다가
미시시피로 이송됐어요

 

잘 들어라, 루이스

 

집으로 돌아와

 

서로 힘들겠지만

 

엄마는 널 그리워 해

 

- 당장은 안 보내줘요
- 그럼 언제?

 

- 어디 있대?
- 몰라요, 3개월 후?

 

나가면
그 버스 한 번 더 타고

 

- 무슨 소리냐?
- 뭐라는 거야?

 

나 좀 바꿔 줘

 

버스 타는 건
법적 권리라고요

 

미국 국민의 권리를
행사할 겁니다

 

국민의 권리?
정신 못 차려?

 

무슨 일 당할지 몰라?

 

널 고문하고
시체는 강에 던질 거야

 

죽인다고

 

그럼 죽이라고 하세요

 

버밍햄의 흑백 대립은
심각한 양상을 보이며

 

폭발직전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집회 및 시위법 위반으로
다수가 체포됐습니다

 

여기요, 대통령님

 

결제하시길
기다리겠습니다

 

경찰은 전원 체포하겠단
입장을 고수하고

 

사태는 점점
악화일로에...

 

이게 미국 맞나?

 

저리 가!

 

버밍햄 거리로
시위자들이 쏟아져 나와

 

흑인 차별에
항거하고 있습니다

 

버밍햄 보이콧에
이어서...

 

루이스 또라이가
단단히 뭐에 홀렸어

 

우리 아들
그딴 식으로 말하지 마

 

왜 그래?

 

- 이러면 안 되잖아
- 무슨 소리야?

 

- 이건 잘못하는 거라고
- 당신도 좋대놓고

 

사고도 안 쳤는데

 

세실을 두고
이럴 순 없어

 

세실 모르게
하는 거야

 

우리 집에서 나가

 

왜 하나님이 우릴
이웃으로 만드셨을까?

 

하나님은 이거랑
상관 없어

 

이렇게 만난 것도
이유가 있다니까

 

세실은 일에 미쳤고
당신은 늘 외로우니

 

사랑을 줄 수 있는
남자를 보내주신 거지

 

헛소리 말고 빨리 나가

 

난 할 말 끝났어

 

묘기 보여줄게

 

유치하게

 

그런 거 아냐

 

당신은 꼭 이렇게 살지

 

- 옷걸이로 장난해?
- 이게 당신, 이게 나야

 

서로 완전히
남남으로 살다가

 

어느 날 운명처럼...

 

옆집에 살게 된 거야

 

딱 맞아떨어진 거지

 

당신이 좀 늦어도
난 따라갈 수 있어

 

우리 집에서
당장 꺼지라고

 

- 우린 서로가 필요해
- 난 내 남편이 필요해

 

당신과 이러는 거
죄짓는 거야

 

내가 하루에 먹는 약이
몇 개나 되지?

 

103개 정도입니다

 

- 잡아줘
- 네, 대통령님

 

아드님이
자유 라이더죠?

 

지금 버밍햄 감옥에
킹 목사와 함께 있고?

 

그 애...

 

어떤지 아시나요?

 

많이 맞은 것 같던데
기록을 보면...

 

익숙해졌을 것 같군

 

2년 간
16번 체포됐으니

 

나가보겠습니다

 

- 다른 시키실 건?
- 없어

 

사실 전엔 몰랐는데

 

흑인들이 얼마나
고통받아왔는지

 

이젠 알 것 같소

 

내 남동생도
이번 시위를 보고나서

 

마음을 바꿨더군

 

나도 달라졌소

 

남부 흑인 인권운동의
불길은 거세어지지만

 

합법적 해결책도 없고

 

연일 시위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의회입법을
요청하니

 

앞으로 공공장소에서
인종차별은 없습니다

 

호텔, 식당, 극장
상점 어디든...

 

누구나
들어갈 수 있으며

 

이는 거부할 수 없는
권리입니다

 

1963년 미국은 평등을
존중하며 변화해야 합니다

 

이 거대한 변화를 통해

 

우린 과감한 개혁을
단행해야 하며

 

그제야 평화로운
사회가 올 것입니다

 

비겁한 방관은
폭력과 다르지 않으니

 

왜 그래, 세실?

 

세실?

 

세실?

 

놈들이...

 

죽였어

 

- 무슨 말이야?
- 케네디를

 

케네디 대통령이

 

댈러스 시내로 가던 중
저격당했습니다

 

- 대통령을 죽였어
- 주지사도 총격을 받았고...

 

총 세 발이 날아왔는데...

 

우리 편인데

 

사망자가 대통령인진
확실하지 않지만

 

대통령은
영부인 품에 안겨서...

 

댈러스 외곽 파크랜드
병원으로 후송됐습니다

 

영부인은 피 묻은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그 참상을
세상에 알리려고 했다

 

그렇게
많은 피를 본 건

 

아버지 돌아가신 후
처음이다

 

도울 일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엄마, 뭐 하세요?

 

받아
지하에 갖다 놔

 

- '트로피'라고 쓰고
- 형이 알면 화낼 텐데

 

화내든 말든

 

엄마 생각은 안 해?
3년째 코빼기도 안 보여

 

- 왜 화나셨어요?
- 피클 통 옆에 두지 마

 

안 그래도 그 통에서
이상한 냄새 나요!

 

이따 생선요리 사오고

 

대통령이 쓰시던 거야

 

영부인이 주셨어
대통령 물건이라고

 

글로리아

 

대통령이 저격당하셨어

 

대통령 사건은
나도 맘 아파

 

진심이야

 

근데 백악관 따위
난 관심 없어

 

백악관이 무너져도
난 내 가족이 더 중요해

 

아내는 한동안
많이 힘들어했고

 

그래서 술을
마셨던 것 같다

 

아내는 내가 루이스와
잘 지내길 원했지만

 

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도 몰랐다

 

결국 업무 시간을
조금 줄였고

 

아내와 시간을 보냈다

 

신발이 몇 켤레야?

 

다 합하면 125켤레?

 

125켤레나?

 

검은색에서 흰색 방향으로
정리하던데

 

또 빈 방에 불 켜두면
다 해고야

 

1964년 존슨 대통령

잘 새겨들어, 세실!

 

이러다 텍사스 판자촌에
대통령 집무실 차려

 

백악관 경비는
다 세금이야, 알았어?

 

압니다

 

참, 잊을 뻔 했네

 

우리 부부가
주는 선물이요

 

- 잘 어울리겠네
- 감사합니다

 

흔들어봐, 글로리아

 

더 멋지게, 좋았어

 

- 자기 멋져
- 진짜?

 

완전 프로야

 

- 글로리아, 죽인다!
- 몸을 던져봐

 

당장 나가!

 

화장실 냄새난다

 

뭐 하는 거야?

 

저걸 친구라고

 

남의 가발 갖고
뭐 해?

 

젠장!

 

스페이드 납신다!

 

- 망했다
- 하여간...

 

킹 목사가
대통령한테 말했대

 

남부 흑인 투표권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 당신이 그랬잖아?
- 뭐?

 

킹 목사가 대통령한테
흑인 투표권 얘기했다며?

 

- 지어낸 얘기 아닌데
- 그런 얘길 들었다고?

 

킹 목사는 강경하잖아

 

- 하여간 말도 많아
- 사돈 남 말하네

 

닥쳐

 

- 새한테 화풀이야
- 남쪽에서

 

학생 3명이 죽었어
투표권 달라고 하다

 

그래서 루이스를
안 보내고 싶었다고

 

- 애초에 잘못 보냈어
- 알아

 

이미 저질러진 일
손 쓸 수도 없잖아

 

시위대에 백인이 둘 끼어서
FBI 보낸 거래

 

- 그건 누구 얘기야?
- 누가 그래?

 

볼티모어 인권 신문 봤다
됐냐?

 

우리 마누라
점점 유식해지네

 

투표권을 위해
대통령도 힘을 써야지!

 

패가 이 모양이야?

 

대통령이 통과시킨 인권법
링컨 이후 최고지

 

당분간 다른 법
통과시키긴 어려울 걸

 

- 맞아
- 우리 부인 무섭다

 

내 마누라는
더 무서워

 

자넨 말 좀 줄이고

 

각자 마누라는
알아서 모시자고

 

그래도 누군 집에서
말이라도 많이 하네

 

- 에이스!
- 젠장!

 

원래 집 주인은
접대용으로 져준다

 

내 카드 망했다

 

글로리아
그 동네 사건 들었어?

 

8번가 누가
잠자다가 끌려갔대

 

등에 총을 맞고
죽었다는 거야

 

기가 막히지

 

큰 죄를 지었을 수도
있잖아

 

이젠 검둥이도
당하고 살지 않는다고

 

다 폭탄 덩어리야

 

분노한 흑인들이
언제 터질지 몰라

 

어서 여기저기 전화해

 

유색인 지위 향상 협회
인권 협회, 어디든!

 

시위는
막아야할 거 아냐!

 

동작 굼뜨는 거 봐라
안 움직이고 뭐 해?

 

미치겠군

 

세실
자두 주스 갖고 와

 

말콤 X를
이해 못 하겠어

 

난 맘에 드는데
킹 목사님보다 조직적이고

 

1965년 말콤 X 연설

덤비면 다 죽이는 게?

 

1965년 말콤 X 연설

그게 조직력이야?

 

- 우린 준비 완료
- 수고했어

 

잘 가

 

그러니까...

 

네 아빠 얘기 땜에
얘민해진 거지?

 

뭐라고?

 

검둥이 하인 어쩌고
하니까 열받던데?

 

우리 아버진
하인 아냐

 

- 버틀러지?
- 아빠 얘긴 하지 말자

 

난 우리 아빠
자랑스럽던데

 

괜찮아?

 

교회 헌금을
셀마 시위대로 보낸다기에

 

난 교회도 안 갔다

 

그걸고 내 아들이
죽을 수도 있잖나

 

시위하던 학생들은
또 구타당했는데

 

얼마나 심했던지
'피의 일요일'이라고 불렸다

 

시위대는
셀마 내에서 움직였고

 

평화롭게
도심을 통과했는데

 

동쪽 끝 앨라배마 강
다리를 건너자마자

 

경찰이 무력진압을
시작했습니다

 

아들은 잘 있나?

 

어떻게 지내는지는
모릅니다

 

셀마에 있을 텐데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사는 것 같네요

 

그저 애가
안전하길 바라죠

 

행진하는 시위대에
최루탄을 쏘고

 

미국 시민은 누구나
투표권이 있는데도

 

안타깝게도
많은 분들에게

 

투표를 못 하게
하는 곳이 있습니다

 

단지 검둥이란 이유죠

 

검둥이?

 

언제부터
그런 말을 쓰셨어?

 

검둥이란 말을
나보다도 많이 쓰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왜곡된 역사의
상처를 딛고

 

편견과 부당함을 넘어서

 

역경을 극복해야 합니다

 

집중 발포 후
돌격하기 시작합니다

 

해병대는
현장에 급파되어...

 

죽어나간 내 친구를
당장 살려내라!

 

우릴 베트남에
보낼 생각하지마

 

고대 제국의
숨결이 남아있는

 

미국의 보스턴 같은
베트남의 고도시인데...

 

저 소리 듣기 싫어

 

건물 벽에
총격이 가해지면서

 

1분대 첫 사상자가
발생했고

 

저격수 두 셋이
벽 너머로 보입니다

 

1968년 테네시 주, 멤피스

킹 목사님, 좀 쉬시죠

 

존슨 대통령의
베트남 파병은 큰 실수야

 

흑인부터 많이 보내잖아

 

왜 배트남과
싸워선 안 됩니까?

 

베트콩은 우릴 검둥이로
무시하진 않거든

 

부모님이 참전
지지하는 사람?

 

세상에...
자네 부모님은 왜?

 

직접 들은 건 아닌데
그러실 것 같아요

 

아버지 하시는 일이?

 

버틀러입니다

 

흑인 버틀러는
역사적 의미가 크지

 

놀리시는 건 싫습니다

 

백인의 인종 편견을
넘어설 만큼

 

근면과 성실로
신임을 얻었단 거네

 

흑인에 대한
증오심을 없앨 만큼

 

노동 윤리와 인격이
훌륭했지

 

버틀러, 하인을
비굴한 흑인 취급하지만

 

실은 그들도 체제에
도전했던 거야

 

- 들어와, 세실
- 워너 씨

 

만나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색인종 직원들

 

흑인 직원들도

 

백인 직원만큼
일합니다

 

그걸 급여에
반영해 주십시오

 

흑인 직원들?

 

또 한 가지
우리 흑인에게도

 

승진의 기회를
주십시오

 

흑인은 아무리
오래 일을 해도

 

엔지니어로
못 올라갑니다

 

여기 모두
당신을 좋아하지만

 

그게 맘에 안 들면
다른 직장을 찾아보시오

 

- 그건...
- 킹 목사 말에 부화뇌동 말고

 

당신을 데려온 건 나야

 

알겠습니다

 

실례했습니다

 

비폭력 저항 운동의
사도인 킹 목사가

 

테네시 멤피스 광장에서
총격으로 사망했습니다

 

현재 용의자인
백인 남성을 수배중이며...

 

살아서 집에
갈 수 있을까?

 

내가 살던 동네가
그렇게 낯설어 보이다니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난 어디로 갈지 몰랐다

 

킹 목사는
문제의 핵심에 서서

 

지난 2년간
흑백 갈등을 조율했으니

 

백인은 훌륭한 조력자를
잃은 겁니다

 

모세와 같이 우릴 이끈
흑인의 지도자

 

몇백년 만에 나올
위대한 인물이건만

 

증오와 적개심이
그를 죽였습니다

 

그 분을 애도하는 지금

 

그 분을 죽인 자들에게
분노하기보다

 

그 어리석음에
통탄할 뿐입니다

 

엄마, 내 방이
핑크색 됐네요

 

고구마 더 먹으렴, 캐롤

 

오렌지 주스 넣어서
약간 시큼할 거야

 

사귄지는?

 

- 5년 됐어요
- 그냥 친구에요

 

학생들은 다 그렇게
정치에 관심 있니?

 

무관심한 애들도 있어서
따로 놀아요

 

몇 명은
존 루이스처럼...

 

- 나 존 루이스 좋아해
- 당신이 존 루이스를 알아?

 

나도 잡지는 읽어

 

종일 재봉틀질만
하는 거 아니라고

 

감옥 들락거리는 것도
이젠 지겨워요

 

너희 둘
그러다 만났잖니

 

킹 목사의 죽음은
그 분 철학의 한계죠

 

초기엔 그게 먹혔지만
이제 해답은 정치에요

 

그럼 백악관 갈 거야?

 

형이 진짜
백악관 가겠네

 

근데 이 분은
과다 노출로 쫓겨나겠다

 

지금보다 반은 더
가려야 될 걸

 

닥쳐라

 

평범한
시민 운동을 할 거야

 

정당도 만들었어

 

정당이라고?

 

이름이 뭔데?

 

그 당 이름이 뭐야?

 

블랙 팬더 당

 

정당 이름이 뭐 그래?
거기서 뭘 하는데?

 

어린이에게
무료 아침식사 주고

 

의료혜택과 의복제공
호신술 수업도 하죠

 

호신술은 왜 필요해?

 

맞고만 살 수 없잖아요

 

얼마 전 좋은 영화를 봤는데
네 생각이 나더라

 

그래요?

 

영화 제목이 뭐였지?

 

'밤의 열기 속으로'

 

'밤의 열기 속으로'
시드니 포이티어!

 

시드니 포이티어
엄청 좋아하거든

 

백인이 갖다 붙인
환상이에요

 

흑인 권리를 위해
싸우는 역할을 하잖아

 

백인이 시키는 대로
싸우는 거죠

 

게다가
연기도 안 되고

 

무슨 소리니?

 

아카데미상도 받았고
흑인 인권에도 도움되고

 

백인 말을 잘 들으니
상 받은 거죠

 

혼자 잘 살려고
백인한테 빌붙어서

 

못 봐주겠군

 

건방진 말투에
겉멋 들린 모자에

 

생각 없이
멋대로 떠들고

 

여자 친구는
트림이나 하고

 

애비 돈 펑펑 쓰면서
가라는 학교는 안 가고

 

이제 가 봐라

 

루이스
내 집에서 꺼져

 

- 뭐요?
- 당장 꺼지랬지!

 

- 참아
- 당장 나가!

 

- 당장 나가!
- 참아!

 

- 더 이상은 안 돼!
- 너무 오랜만이라!

 

내 손에 죽기 전에 가!

 

7년 만에 만나서 그래

 

잘난 버틀러 영웅을
못 알아봤군요

 

네가 입고 먹고
누린 거...

 

버틀러 아버지
때문이야

 

되먹지 못한 계집애
데리고 나가

 

당장 이 집에서 꺼져

 

난 시드니 포이티어
좋아하는데

 

그 영화 뭐지?
'초대받지 않은 여인'

 

농담할 때 아니다

 

- 밥도 못 먹고 갔네
- 찰리, 그만해

 

루이스는 다음날
경찰에 또 끌려갔다

 

나 출근해야 돼

 

죄송한데
형은 꺼내줘야죠

 

이번엔 왜 잡혔대?
일어나 봐

 

경찰이 형을 끌고 온
이유는...

 

이유가 뭔데?

 

더 이상 맞고 살지
않겠다고

 

차에서 내려서
백인을 때렸대요

 

그럼 여자친구는?

 

정신병원에 갇히고

 

너무하네

 

이젠 그만해야지

 

일 늦겠다

 

난 너희 엄마가 아냐
보석금 받아야 돼

 

괜찮니?

 

괜찮아요

 

카터 아저씨, 고마워요

 

블랙 팬더 당
집어치우고

 

보석금 내준 거
꼭 갚고

 

- 네
- 한 푼 빠짐없이

 

- 그럴게요
- 근데 아저씨...

 

아빠한테는
말씀 마세요

 

감옥에서 그게 막
땡기면 어떡해?

 

팬더 당에선
그런 것도 가르쳐?

 

엉덩이 비비면서 막...

 

- 엄마 술 드셔?
- 이젠 끊었어

 

바느질하시고
물고기 먹이 주고

 

내 밥보다
더 잘 챙기셔

 

너 하워드 대학으로
돌아갈 거지?

 

아니, 학교 안 가

 

왜?

 

베트남 지원했어

 

찰리, 제발 그러지 마

 

이 나라는 우릴
개 취급도 안 해

 

이렇게 사는 형은?

 

형은 형이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싸워

 

난 내가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싸울게

 

난 네 장례식 안 간다

 

다행이군

 

형이 내 장례식 오는 거
나도 싫어

 

검은색 가죽

 

잘생긴 나보다
형만 쳐다보는 거 싫거든

 

형 별명 '루이스 언니'?

 

- 닥쳐
- '미스 루이스'?

 

찰리, 닥쳐라

 

정책 사안은 몽땅
테이블에 올려놔

 

알겠습니다

 

지난 주
공문은 보셨나요?

 

1969년 닉슨

시대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969년 닉슨

무슨 파리가 돌아다녀?

 

그걸 '선의의 방관'이라
하는데

 

- 선의의 방관?
- 네

 

그 말 맘에 드는군

 

오클랜드 블랙 팬더 당

우리가 테러분자라고?

 

우리가 테러 위협을
준다는 얘긴데

 

위협받고 사는 건
우리야

 

집 앞에
나가기도 겁나잖아

 

흑인 인권 운동이
계속되는군

 

- 맞습니다
- 이건 어떨까?

 

흑인 기업을 도와주고
그 쪽 표를 끌어온다

 

인종 차별 문제는
법원에 넘기고?

 

흑인 경제계를
구워삶으면

 

표 20%는 우리한테
넘어오지 않겠어?

 

아주 좋습니다

 

집 천장이
무너져도 말이지

 

집주인은
집세 걷느라 바쁘시니

 

지붕은 안 고쳐주잖아

 

이런 부당함에
저항해야 한다

 

놈들이 하나를 빼앗으면
우린 두개를 뺏는다

 

대통령이
흑인 기업을 돕는 게

 

블랙 팬더 당과
연결돼선 안 되죠

 

FBI 국장 보고서에도
나와 있잖아

 

- 물론 그렇죠
- 위험한 것들이야

 

내가 쓸어버리라고
했잖아

 

좋습니다

 

까부는 것들은
몽땅 끌어내다버려

 

여러 변수가 있지만
확실한 건 이거야

 

총 있는 흑인한텐
까불지 못한다는 거

 

필요한 거 있으신가요?

 

내일 아침
배식 몇 명 오지?

 

25에서 30명 정도

 

걔들은 배불리 먹고
공부하러 가는 거야

 

애들 밥먹이는 것도
놈들은 싫어해

 

우리한테 힘이
생기는 걸 두려워하지

 

우리가 뭘 하는 거지?

 

지역 봉사라고
생각했는데

 

봉사 맞잖아

 

한 명 죽으면
두 명 죽여?

 

자구책이지

 

넌 살인도 할 수 있어?

 

난 못 해

 

난 할 수 있어

 

날 사랑한 건 맞아?

 

경찰 발포로
블랙 팬더 당 두 명 사망

 

지난 해 팬더 당 사망자는
26명에 이르렀고

 

경찰에게 총격을 가한
테러 집단 팬더 당은...

 

1. 말은 공손하게 2. 물건 값은 정확하게
3. 빌린 물건 반환 4. 공짜로 받지 말기

 

- 여보
- 나 왔어

 

- 내 생일이구나?
- 생일 축하해

 

내게 최고 선물은
바로 이거야

 

당장 거실에서?

 

- 지금 여기서?
- 애들 있나?

 

애들은 없잖아

 

생일 케익도 만들었어

 

난 다른 게 더 달콤한데

 

또 농담한다

 

시원한 샴페인도 있어

 

아이스크림 갖고 올게

 

같이 마실 거야?

 

난 이제 안 마시잖아

 

즐겁게 놀자

 

당신 춤추는 거
보고 싶어

 

세상에나!

 

찰리한테 편지 왔어?

 

아니

 

아직도?

 

이거 어때?
오늘 밤 디스코텍 가자

 

다 늙어서 무슨

 

- 늙긴 누가?
- 몸이 안 따라줘

 

애들도 없는데
우리 둘이 뭐 해?

 

아참, 깜빡했다

 

잘 어울릴까?

 

작은 생일 선물

 

어서 입고 내려와 봐

 

- 입으라고?
- 빨리

 

- 알았어
- 어서

 

안 맞으면 수선해야 돼

 

빨리!

 

여보세요

 

너 어디니?

 

어디?

 

나중에 전화해
지금 계셔

 

딱 맞는다!

 

오늘 신나게 놀자

 

- 퇴근하셨어
- 당신 솜씨 최고야

 

- 괜찮니?
- 누구야?

 

나중에 전화해

 

루이스로군, 돈 달래?

 

루이스

 

내 생일 날 네 목소리
들을 줄 몰랐구나

 

부끄러운 줄 알아

 

다 커서 엄마한테
돈이나 뜯어내고

 

그거 백인 놈들한테
아양 떨어서 번 돈이야

 

오늘은 그 돈 못 준다

 

끊어

 

내가 나갈게

 

잘못 오셨어요

 

우리 애 아닐 겁니다

 

베트남전에서
둘째를 잃었는데

 

난 미국이 왜
참전했는지도 모르겠다

 

1974년 닉슨 2번째 임기

 

아버지 살아계시나?

 

아뇨

 

저 어릴 때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할 일이
또 있을까요?

 

그냥 여기 앉아봐

 

내 사임설이
무성하지만

 

그럴 일 없을 테니
신경쓰지 마시오

 

근데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군

 

다른 필요하신 건
없으신가요, 대통령님?

 

루이스가
자네 보러왔어

 

- 다들 걱정한다
- 공부는 마쳤어요

 

정치학 석사 받았죠

 

아주 잘했다

 

교육은 중요한 거야

 

아버지 오신다
얘기 나눠라

 

일어설 필요 없어, 카터

 

아버지

 

당장 나가라, 루이스

 

- 아버지...
- 가랬다

 

계속 열심히 해라

 

감사해요, 아저씨

 

자네 왜 그래?

 

잘해보려는 녀석한테
왜 상처를 줘?

 

상처 받아도 돼

 

동생 장례식도
안 오고

 

되먹지 못한 놈이야

 

제대로 하는 게 없어

 

석사도 했다는데
뭘 더 바라는 거야?

 

저 자식이 속 썩여서
내 속이 문드러졌어

 

세월이 흘렀지만
상처는 아물지 않았고

 

난 루이스와
다신 만나지 않았다

 

하나님 아래
모인 우린...

 

원유는
반 이상 수입인데...

 

이는 국가 정신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 어떻게 될 지 몰라
- 걱정 마

 

둘은 집에 있어

 

집에 있어봤자
좋을 거 없어

 

우리 지역만 해도
실업률이 9%에 육박하고

 

극빈자는
전국적으로 14%

 

이중 60%가
흑인과 히스패닉입니다

 

저를 국회로 보내주시면
그것부터 줄이겠습니다

 

여보세요?

 

전화 줘서 고마워요

 

얼마 차이로 떨어졌죠?

 

정말요?

 

그래요, 감사합니다

 

선거 졌대

 

당신 루이스한테 전화해

 

둘째 죽고 난 후에

 

루이스가 찾아왔었어

 

난 주방에 쓰러져

 

술에 취해있었지

 

화장실부터 갔는데

 

루이스가
날 씻겨주더니

 

세상 최고의
엄마를 만나서

 

너무나도 행복하대

 

생각해보니 걔도

 

아버지한테 그말이
듣고싶었던 거야

 

그러니 당신이 전화해

 

세실?

 

1986년 레이건

 

세실?

 

네, 대통령님

 

그쪽에서 얘기합시다

 

비밀 특명이 있소

 

말씀하십시오

 

형편이 어려워서
편지 보낸 직원들한테

 

돈을 주고 싶은데
보좌관이 말리네

 

나 좀 도와주겠소?

 

그럼요, 대통령님

 

도와줘서 고맙군

 

낸시한테도
말하지 말고

 

물론입니다

 

- 어서 와, 세실
- 안녕하세요, 워너 씨

 

앉아도 될까요?

 

저 근무한지
20년이 넘었는데

 

그 오랜 시간...

 

흑인 급여는 백인에 비해
늘 적었습니다

 

그건 공평하지
않습니다

 

능력이 충분한
흑인도 많은데

 

몇 년 지나도록
승진도 안 됐죠

 

그렇게 생각해?

 

백인과 동등하게
봉급을 주지 않으시면

 

다른 방법을
취하겠습니다

 

그럼 그 방법을
쓰시든가

 

이렇게 나오실 거라
대통령께도 말했죠

 

이 문제로 대통령이
직접 말씀하실 겁니다

 

실례했습니다

 

군사 문제는
너무 강경한 것 같아요

 

그건 적당히 하시고
러시아쪽 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만나서
분위기를 바꿔야 해요

 

- 세실?
- 네, 영부인님

 

나중에 얘기해요

 

부르셨습니까?

 

그렇게 훌륭한 분인 줄
몰랐어요

 

흑인 봉급 인상, 승진이
당신 노력이었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도움이 됐다면
기쁠 따름입니다

 

다음 주 공식 만찬에
참석해주세요

 

물론 전 갑니다

 

버틀러가 아니고
손님으로 오라고요

 

대통령께서
제 서빙을 원하실 텐데

 

그 걱정은 말고
내가 알아서 할게요

 

다음 주에 봐요
부인도 데려오시고

 

아내요?

 

글로리아 맞죠?

 

맞습니다

 

이쪽으로 들어가는 거야

 

멋지다

 

샴페인 드릴까요
게인즈 씨?

 

닥쳐라

 

친애하는 내빈 여러분

 

미합중국 대통령과
영부인이십니다

 

손님으로 앉아 있으니
다른 느낌이었다

 

세상이 달라보였다

 

생존을 위해 만든
버틀러의 두 얼굴

 

내가 평생 살아온
그 표정도 보게 됐다

 

아내는 좋아했지만
난 아니었다

 

구색을 갖추러 나온
기분이었다

 

모두 맛있게 드세요

 

재수 없는 흑인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하게 하겠소

 

의회가 남아공
경제 제재를 승인하면

 

대통령으로서
거부하겠소

 

잘못 생각하시는 겁니다

 

남아공
흑인 탄압 문제는

 

단순한 외교 문제가
아니라

 

미국 인종 문제와
동일선상에 있죠

 

그래서 같은 당인
저희 상원의원도

 

이 문제를
인권 탄압으로 봅니다

 

흑인들이 고문당하고
거리에서 총맞아 죽고

 

국민들은 그걸 보고
경악하고 있습니다

 

난 이미 결정했소

 

대통령님

 

세계 지도자로서의
위상이 흔들릴 겁니다

 

미국은 인종 문제에서
옳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의회가 통과시키면

 

난 그걸 거부하겠소

 

반복은 없소

 

꼴에 글도 읽어?

 

죽여 놓기 전에
설거지나 해

 

그 만찬 이후
내 모든 게 달라졌고

 

혼란스러웠다

 

많은 책이
쏟아져 나왔는데

 

루이스와 동료들이
했던 일이 기록돼 있었다

 

루이스는 절대
범죄자가 아니었다

 

내 아들은 영웅이었고

 

조국의 영혼을
구하려고 했던 거다

 

쿠키 먹을래?

 

- 쿠키
- 감사합니다

 

쿠키?

 

감사합니다

 

쿠키?

 

난 평생 버틀러 일을
좋아했는데

 

그 후론
예전 같지 않았다

 

내가 살아온 세월이
다 뭐였고

 

뭘 위해 살았는지
혼란을 느꼈다

 

미국은 자국민에게
잘못해놓고 모른 척 한 채

 

세상 다른 사람들만
비난하지 않는가

 

끔찍한 강제수용소

 

그 수용소가
200년이나 계속된 곳이

 

바로 이곳 미국이다

 

저기 아버지를 묻어드렸어

 

엄마가 살아계셨음
얼마나 좋아하실까

 

당신 같은 남편 만나고

 

긴 세월
날 보살펴줬잖아

 

사랑해, 세실 게인즈

 

난 더 사랑해, 글로리아

 

이거 진심이요?

 

그렇습니다

 

대통령께 처음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최고의 버틀러이자
가족 같은데

 

모시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모든 대통령을
대신해 말하는데

 

그간 조국을 위해
훌륭한 일을 하셨소

 

감사합니다, 대통령님

 

세실

 

인권 문제에 대한
내 결정

 

때론 두렵소

 

잘못된 선택이 아닐까

 

틀린 건 아닐까

 

저도 때론 진실이
두려웠는데

 

이젠 진실을
피하지 않을 겁니다

 

- 남아공은 석방하라!
- 만델라에게 자유를!

 

- 지금 당장!
- 석방하라!

 

20년 전 우린 권리를 위해
싸워 왔습니다

 

오늘은 남아공 동지
해방을 위해 외칩시다

 

레이건은 피흘려 쌓아온
우리 권리를 무시합니다

 

짓밟고 있습니다!

 

흑인을 억압하는
백인의 손을 들어주다니

 

그게 미국 정부의
인종 정책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잠시만요

 

스티븐, 어딨어?

 

만델라를 석방하라!

 

아버지

 

루이스

 

여긴 어쩐 일로?

 

시위하러 나왔지

 

이러다 해고당하면
어쩌시려고

 

널 잃긴 싫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아들아

 

걱정 마세요
몇 시간 후면 나가요

 

누가 걱정한대?

 

감옥까지 갔다 왔으니
놀랄 게 더 있겠나?

 

그런데 상상도
못한 일이 일어난 거다

 

흑인이 미국 대통령
후보로 나오다니!

 

먹어봐

 

- 스윗콘이야
- 맛있겠군

 

우리 부부는
투표 장소를 매일 찾았고

 

버락 오바마를 찍을
그곳을 바라봤다

 

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나왔다

 

- 준비됐어?
- 그럼

 

갑시다

 

오늘 당신 요리 최고야

 

고마워

 

그런데
루이스 딸 이름이...

 

- 샤콴다?
- 그 얘긴 그만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서

 

대체 샤콴다가 뭐야?

 

나한테 복수하고
싶었나 봐

 

당신한테 누가
감히 복수하겠어?

 

우리 며느리!

 

왜 못생긴 제 엄마를
닮았지?

 

- 크면 예뻐지려나?
- 제발 그만해

 

괜히 험담한다

 

입은 루이스
닮은 거 알아?

 

내 생각엔
당신 닮은 것 같아

 

- 나를?
- 그러니까

 

손녀 얘기는
그만 하자

 

다시 한 번 잘 봅시다

 

날 약간 닮기는 했군
꽤 귀여워

 

이름 이상한 건
내가 참아야지

 

성경책을 어디 뒀더라?

 

나 성경책 있어야 돼

 

- 욕실에 둔 거 같아
- 왜 루이스가 안 오지?

 

국회의원 되더니

 

번번이
예배 시간에 늦어

 

- 아직도 자식을 몰라?
- 자기 장례식도 늦을 놈이야

 

그러려니 하고 살아

 

데리러 온댔잖아

 

- 전화해 봐
- 전화 안 해도 돼

 

내 가방은 여기 있군

 

이사야서라고?

 

책갈피 여깄네

 

넘어질 뻔 했네

 

발에 안 걸리게 둬야지

 

여보?

 

여보?

 

자는 거야?

 

여보?

 

괜찮아?

 

투표는 곧 마감인데

 

캘리포니아 선거인단은
최다수 55명

 

하와이는
오바마 출생지이고

 

아이다호, 오리건
워싱턴 곧 마감할 텐데

 

최근 민주당이 앞선
지역이죠

 

몇 초 후 투표를
마감할 것입니다

 

그럼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데

 

루이스!

 

숨죽여 기다리던
순간입니다

 

루이스, 빨리 내려와!

 

역사적 순간입니다

 

CNN 현재 분석 결과
47세의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아직도
의심하시나요?

 

미국이 그 무엇이라도
가능한 나라란 것을

 

믿지 못하시나요?

 

그 확신이 없다면

 

우리 건국의 이상이
아직도 살아있는지

 

민주주의가 숨쉬고 있는지
의심된다면

 

오늘 이 새로운
대통령을 보십시오

 

백인의 눈으로 보고

 

그들이 원하는 걸
찾아내야 한다

 

뭘 원하는지
알아내려면

 

마음을 읽어야 한다

 

그들을 미소짓게 하라

 

게인즈 씨

 

백악관 정무담당관
러션입니다

 

- 정말 반갑소
- 제가 영광이죠

 

만나 뵙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내가 영광이요

 

대통령께서
기대가 크십니다

 

그렇군요

 

잘 됐네요

 

제가 안내하죠

 

혼자 가겠소

 

솔직하게 대답해봅시다

 

모든 미국인이 동등한
권리를 누리고 있습니까?

 

흑인의 피땀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미국이
있는 것이고

 

우린 이 축복을
누리는 것입니다

 

변치 않는 미국의 정신은
이것입니다

 

'우린 해낼 수 있다'

 

자유와 인권을 위해 싸우신
모든 분들에게 이 영화를 바칩니다